이재명의 "한국이 곧 기축통화국이 될 가능성" 발언 분석

2022년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가 한국이 곧 기축통화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한 발언은 정치권과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발언의 배경, 기축통화의 정의와 요건, 그리고 현실 가능성을 중심으로 심층적으로 분석해보겠습니다.

기축통화란 무엇인가?

기축통화(Key Currency)는 국제 무역과 금융 거래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통화를 의미합니다. 대표적으로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로 자리 잡고 있으며, 유로, 엔화, 파운드, 위안화 등이 준기축통화로 간주됩니다. 기축통화가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경제력: 발행국의 경제 규모와 안정성이 중요합니다.
유동성: 국제적으로 충분히 유통되고 거래 가능한 통화여야 합니다.
신뢰성: 통화 가치의 안정성과 국제적 신뢰도가 높아야 합니다.
금융시장 개방성: 발행국의 금융시장이 국제적 수준으로 발달하고 자유롭게 거래 가능해야 합니다.

이재명 후보의 발언 배경

이재명 후보는 2022년 대선 토론에서 "한국도 곧 기축통화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며, 이를 한국 경제의 튼튼함과 연결 지었습니다. 그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보고서를 인용하며 IMF 특별인출권(SDR) 통화 바스켓 편입 가능성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해당 보고서는 한국 원화가 SDR에 포함될 자격이 충분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SDR 편입과 기축통화는 개념적으로 다릅니다. SDR은 IMF가 회원국 간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가상 자산으로, 달러, 유로, 위안, 엔, 파운드 등 주요 5개 통화를 바스켓 형태로 묶은 것입니다. 따라서 SDR 편입은 기축통화 지위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현실적인 가능성

1. 원화의 국제적 위상

한국 원화는 현재 국제 결제 및 외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습니다. 2020년 기준 원화의 국제 결제 비중은 약 2%에 불과하며, 주요 외환 보유 통화 순위에서도 20위권 밖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는 달러(39.9%)나 유로(36.6%)와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준입니다.

2. 경제적 조건

한국은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지만, 기축통화를 발행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 중 일부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역 적자 감내 능력: 기축통화를 유지하려면 지속적인 무역 적자가 필요하지만, 한국은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기 어렵습니다.
금융시장 개방성: 한국 금융시장은 여전히 일부 규제를 받고 있으며, 외환 시장의 완전한 자유화를 이루지 못했습니다.

3. 군사·외교적 영향력

기축통화국이 되기 위해서는 군사적·외교적 영향력도 중요합니다.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로 자리 잡은 이유 중 하나는 미국의 군사력과 외교적 리더십입니다. 한국은 이 부분에서 제한적인 위치에 있습니다.

전문가들의 평가

대부분의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이 단기간 내에 기축통화국으로 진입할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고 있습니다:

IMF SDR 편입조차도 까다로운 절차와 요건을 요구하며, 한국은 아직 이를 모두 충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축통화국이 되려면 경제력뿐만 아니라 정치·군사적 리더십과 글로벌 신뢰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결론

이재명 후보의 발언은 한국 경제의 잠재력을 강조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나, 실제로 한국이 곧 기축통화국이 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이는 기축통화가 갖춰야 할 엄격한 요건과 현재 원화의 국제적 위상을 고려할 때 명백합니다. 따라서 이 발언은 다소 과장된 해석으로 볼 수 있으며, 향후 정책 논의에서는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